본문 바로가기

시 낭송

[계간 문파문학 2021 봄호] 김성규 시인의 [하루 전날] 시 낭송

2021 계간 [문파] 봄호 [EDITOR's PICK] 코너에 실린 김성규 시인의 [하루 전날] 시를 저자의 음성으로 들어 보세요.

 

 

 

 

하루 전날

 

김성규

 

 

짐을 나르는 그의 뒤에
죽은 사람이 서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독하게 지쳐 쓰려졌을 때
그는 슬픔을 느꼈을까요
잠들기 직전 펜을 잡고 써봅니다
내가 바라는 게 무엇이었는지

 

슬픔을 느낄 겨를도 없이 쓰러져 잠에 빠진 날
죽은 사람이 나를 보고 서 있습니다
잠 속에서
나는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음 날, 아니면 그다음 날
그만두어야 함을 알지만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한 줄 써봅니다

 

아무리 고통을 당해도
마음은 단련되지 않습니다

 

죽은 사람이 내 이마를 쓸어주고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