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그늘
햇빛의 허기마저 깊어지면
내 마음의 그늘도 더욱 서늘해진다
저무는 시간은 낯선 풍경들을 지워갈 뿐
누군가 낮은 발자국소리 이끌고 사라지는 골목길
저마다 올려보는 소망의 기도에도
삶의 아픈 흔적은 도처에 얼룩져 있다
눈먼 바람마저 제 울음 따라 갈 길을 나선다
이제 우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할 때
온종일 앓아가던 그리움으로 들끓던
내 마음마저 서늘해진다.
가영심(賈永心)|1975년 월간『시문학』등단. 시집『저녁향기』『마음의 날개』. 시선집『거울 속 불꽃놀이』외 7권. PEN문학상, 한국현대시인상, 한국문협작가상, 한국문학예술상 등 수상. (현)국제펜한국본부 이사, 한국문협 자문위원, 한국현대시협 지도위원.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현대작가연대 지도위원.
반응형
'시마당 > 2020년 여름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간 문파문학 2020 여름호 시마당] 김보림 - 그 이후 (0) | 2020.12.23 |
---|---|
[계간 문파문학 2020 여름호 시마당] 정숙자 - 백구과극 (0) | 2020.12.23 |
[계간 문파문학 2020 여름호 시마당] 상희구 - 春詞 (0) | 2020.12.23 |
[계간 문파문학 2020 여름호 시마당] 김완하 - 각주구검 (0) | 2020.12.23 |
[계간 문파문학 2020 여름호 시마당] 김종희 - 이제야 알았네 (0) | 2020.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