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당/2020년 여름호

[계간 문파문학 2020 여름호 시마당] 가영심 - 마음의 그늘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12. 23. 18:11

마음의 그늘

 

 

햇빛의 허기마저 깊어지면

내 마음의 그늘도 더욱 서늘해진다

저무는 시간은 낯선 풍경들을 지워갈 뿐

   

누군가 낮은 발자국소리 이끌고 사라지는 골목길

저마다 올려보는 소망의 기도에도

삶의 아픈 흔적은 도처에 얼룩져 있다

눈먼 바람마저 제 울음 따라 갈 길을 나선다

   

이제 우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할 때

온종일 앓아가던 그리움으로 들끓던

내 마음마저 서늘해진다.

 

 

 

 

 

가영심(賈永心)|1975년 월간『시문학』등단. 시집『저녁향기』『마음의 날개』. 시선집『거울 속 불꽃놀이』외 7권. PEN문학상, 한국현대시인상, 한국문협작가상, 한국문학예술상 등 수상. (현)국제펜한국본부 이사, 한국문협 자문위원, 한국현대시협 지도위원.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현대작가연대 지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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