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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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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문파문학 2019 가을호] 페르난두 페소아 시인의 [포르투갈의 바다] 시 낭송 계간 [문파] 가을호의 [EDITOR'S PICK] 코너에 실린 페르난두 페소아의 [포르투갈의 바다] 시의 낭송을 들어 봅니다. 포르투갈의 바다 페르난두 페소아 오, 짜디짠 바다여, 너의 그 소금 가운데 얼마가 포르투갈의 눈물이더냐! 우리가 너를 건너느라, 얼마나 많은 어미들이 울었더냐, 얼마나 많은 자식들이 부질없는 기도를 올렸더냐! 얼마나 많은 신부들이 낭군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더냐! 네가 우리의 것이 되기까지, 오, 바다여! 가치가 있었더냐? 모든 것은 가치가 있을 터인데 그 영혼이 작지 않다면. 보자도르곶을 넘어서려는 자 고통을 넘어서야 할지니… 신은 바다에 위험과 심연을 주었으나, 그 바다에 하늘을 투영케 하였으니. Mar Português Fernando Pessoa Ó mar salgado,..
[계간 문파문학 2019 여름호] 김경미 시인의 [청춘] 시 낭송 계간 문파의 [Editor's Pick]에 실린 김경미님의 시 [청춘]을 저자의 육성으로 들어 봅니다. 청춘 김경미 없었을 거라고 짐작하겠지만 집앞에서 다섯 시간 삼십분을 기다린 남자가 제게도 있었답니다 데이트 끝내고 집에 바래다주면 집으로 들어간 척 옷 갈아입고 다른 남자 만나러 간 일이 제게도 있었답니다 죽어버리겠다고 한 남자도 물론 죽여버리고 싶은 남자도 있었답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계간 문파문학 2019 봄호] 이병률 시인의 [자유의 언덕] 시 낭송 계간 [문파]의 [에디터 픽]에 실린 이병률님의 시 [자유의 언덕]을 작가의 낭송으로 들어 봅니다. 자유의 언덕 이병률 당신은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리라 그러므로 나는 아무것으로도 이름 부르지 않으라는 약속을 당신에게 해야겠다 내가 당신을 불러야 할 호칭은 이제껏 중요하지 않은 것 때문이겠지만 형이라 부르면 좋겠으나 형이라 부르지 않겠다 누나라 불러도 아버지라 불러도 무방하겠지만 어머니라 부르지도 않겠다 선생이라 불러서 식음食飮하는 일의 준비를 하여도 좋고 창가의 꽃이 되어도 좋겠다 싶지만 그렇게도 않겠다 사막이었던 곳에 혼자 갔었을 때처럼 그곳에 사라진 돌 바위들과 그곳에서 사라진 거대한 무덤들과 그리고 이미 그 전에 사라져버린 왕조도 있었다 모두 모래가 되었다 무엇도 이름하지 않으리라 지금들, 그리고 ..
[계간 문파문학 2018 겨울호] 송재학 시인의 [옹이] 시 낭송 계간 [문파]의 [에디터 픽]에 실린 송재학님의 시 [옹이]를 저자의 육성으로 들어 봅니다. 옹이 송재학 눈을 빼닮은 옹이, 내 눈동자가 옮겨갔다 누군가 혀가 굳은 입을 옹이라고 오래 기억했다 부러진 나뭇가지가 악도니 팔다리가 되어 악지 바르게 흔들리는 것도 챙겼다 그루터기가 자꾸 긁은 부분이라는 뉘우침도 차마 삼키지 못하겠다 이목구비는 연약하게 시작하지만 체온은 이미 들끓는 울력이더라 부풀었던 물집 때문에 잎사귀들뿐이었지만 손뼉 비비면서 점점 가득했지 인면 무늬를 불러들이는 새벽 숲의 눈썹들의 발자국 눈 부릅뜨기에 썩거나腐節 죽은死節 곳을 자늑자늑 지나갔다 누구에게나 맺힌 옹이, 이제 입의 근원을 말할 때가 되었다
[계간 문파문학 2018 가을호] 임승유 시인의 [숨겨둔 기쁨] 시 낭송 계간 [문파]의 [에디터 픽]에 실린 임승유님의 시 [숨겨둔 기쁨]을 저자의 육성으로 들어 봅니다. 숨겨둔 기쁨 임승유 문 열고 나와 문밖에 내놓은 외투를 걸쳤다. 무겁고 두껍고 커다란 외투를 걸치고 앉아서 내가 감싼 안쪽을 생각했다. 생각하면 할수록 깊어졌 다. 멀어졌다. 멀어져 닿을 수도 없는 그곳을 생각하면 뭐하나 싶다가도 지금은 생각하는 것 말고는 할 게 없 어서 계속 생각했다. 계속 생각하다 보니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여기까지 이르고 보 면 더 갈 수도 있고 안 갈 수도 있다. 마음만 먹으면 선 택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좋아서 외투를 벗었다
[계간 문파문학 2018 여름호] 장옥관 시인의 [감] 시 낭송 계간 [문파]의 2018년 여름호에 실린 장옥관님의 시 [감]을 저자의 육성으로 들어 봅니다. 감 장옥관 여든두 살 형님이 아침 댓바람에 찾아와 홍시 세 개를 무명실로 챙챙 매달고 갔습니다 그저께 다녀가면서 홍시 하나 없는 빈 가지 눈에 담아간 모양입니다 해마다 찾아오시는 텃새 손님 섭섭잖게 해야 한다지만 혹, 홍시 좋아하시던 어머니 때문은 아닐지 스무 살 차이 막내가 모시던 어머니 빈 자리에 손수 심어준 먹감나무 한 그루 헌데 납작감 달리는 나무에 웬 대봉감입니까 불룩한 유방을 닮은 큼지막한 감 고욤, 대봉 크기 달라도 씨앗 속에는 흰 숟가락이 들어있습니다 같은 몸 퍼먹고 자랐기에 형제입니다
[계간 문파문학 2018 봄호] 박형준 시인의 [귀향일기] 시 낭송 문파문학 2017년 겨울호에 실린 박형준 님의 시 [귀향일기]를 저자의 음성으로 들어 보겠습니다. 귀향일기 박형준 오래된 벌판의 한 끝을 보다가 목감기를 앓는 하루가 내내 허수아비로 선 여름 오후 낡은 선풍기가 목 비틀린 풍뎅이처럼 돌아가고 차단기 앞에 선 사람들이 건널목 저편을 생각하듯 덜컹거리며 흔들리는 귀향은 무슨 추억으로 서 있을까 선선한 바람이 흔드는 여름의 저문 그늘에 어둠은 황혼의 목에 가래 괸 시詩가 되어 집으로 가는 벌판 손금을 만들어 내려앉는다
[계간 문파문학 2017 겨울호] 문태준 시인의 [나의 잠자리] 시 낭송 문파문학 2017년 가울호에 실린 문태준 시인님의 시 [나의 잠자리]를 저자의 음성으로 들어 보겠습니다. 나의 잠자리 문태준 백일홍이 핀 붉은 그늘 사잇길에 참매미들이 번갈아 우는 비좁은 사잇길에 멱 감던 내 일곱 살의 잔잔한 시내 위에 나를 돌보던 이의 혼이 오늘 다시 오신 듯이 투명한 날개를 가만히 엷은 미소처럼 펼쳐 풀밭과 나의 울타리와 찌는 하늘을 돌고 돌아 엄마의 자장가 속으로 나의 잠이 들어가듯이 노오란 해바라기 속으로 아득히 사라져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