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2020 봄 편지
담장 밑 개나리 하마 어지럼증 담벼락에 철퍼덕
기대고 있노라 했다 산 중턱은 지천으로 깔린 진달래
피눈물 범벅 붉은 슬픔 칠갑을 했노라 했다, 목련나무
둥근 눈물 폭죽처럼 터뜨리다 상한 심장 쓸어내리며
땅 밑으로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고도 했다
기꺼이
어김없이
봄을 피워 내고도
비극의 달이라는 낙인들 겹겹이다
몸 둘 곳 모르고 웅크린 4월
고막 찢어져라 윙윙거리는 바람 소리에 이리저리
몸서리치며 나뒹구는 공포의 버석거림, 그리고
쓸어 모아 눌러 담은 구덩이마다 처철 하게 부서지며, 생존
포기하는 검은 낙엽들 천지사방엔 늘어만 가는 처연한
몰락의 페이소스 검은 무덤들
19세기말 군중들에게 살해당했던 神
부활 이후 가장
침통한 표정 암울한 얼굴로
뚜거덕 뚜거덕 걸어오고 있다
박서양 |2007년 계간 『문파』 등단. 문파문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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