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키스
하나의 무릎이 떠오르면
달의 바다가 출렁인다
하나의 귀는 하나의 무릎에 밀착한다
귓바퀴가 부드럽게 감싸는 것은
텅 빈 여름
달의 고요
고여 있던 말들이 귀에서 쏟아질 때
듣는 몸이 된다 무릎은
귀와 함께
무-으-르-읍, 하는 발음 앞에서
공동의 기억을 갖는다
녹지 않는 소금이 차곡차곡 쌓인다
바다 바닥에
박세미(朴世美) | 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내가 나일 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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