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당/2020년 겨울호

[계간 문파문학 2020 겨울호 시마당] 박세미 - 어떤 키스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12. 28. 18:27

어떤 키스

 

 

하나의 무릎이 떠오르면

달의 바다가 출렁인다

 

하나의 귀는 하나의 무릎에 밀착한다

귓바퀴가 부드럽게 감싸는 것은

텅 빈 여름

달의 고요

 

고여 있던 말들이 귀에서 쏟아질 때

듣는 몸이 된다 무릎은

귀와 함께

 

무-으-르-읍, 하는 발음 앞에서

공동의 기억을 갖는다

 

녹지 않는 소금이 차곡차곡 쌓인다

바다 바닥에

 

 

 

 

 

박세미(朴世美) | 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내가 나일 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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