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당/2020년 겨울호

[계간 문파문학 2020 겨울호 시마당] 김옥남 - 잊혀진다는 것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12. 28. 18:11

잊혀진다는 것  

 

 

가슴이 붉다

 

그 뜨거웠던 태양도 사그러들고

둘만의 오두막엔 암전이 된 지 오래

그리움, 다시 꺼내 심폐소생술을 시켜본다

 

우주 끝까지 가자던 약속 희미해져

입술에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다

 

간간히, 문득, 어쩌다가

그대 온기 그리워 몸살을 앓는다

 

잊혀 진다는 건

가슴이 발갛게 시린 일이다

생손을 잘라내는 것 보다

더 몸서리치게 아프다

 

 

 

 

 

김옥남 | 2010년 『문파』 등단. 시집 『그리움 한 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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