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당/2020년 겨울호

[계간 문파문학 2020 겨울호 시마당] 채재현 - 추억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12. 28. 18:16

추억

 

 

마트에 들어가

풍성히 쌓아놓은 이름도 까마득한 나물

한 봉지 고른다

 

고요가 적막 속으로 들어가 집안을 점령한 시간

어릴 적 내가 캐던 것들이 주름진 손에 기댄다

흰잎나물 고춧잎나물 우산나물 이름도 정겹다

 

내일의 식탁에 올릴 나물들 다듬는 동안

어둠이 빠져 나간 길목으로

어린 소녀가 새벽을 걸어오고 있다

 

 

 

 

 

채재현 2011년 계간 문파등단. 시집 어느 날의 소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