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당/2020년 겨울호

[계간 문파문학 2020 겨울호 시마당] 문숙 - 힘줄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12. 28. 17:59

힘줄

 

 

아프게 치켜든 팔이 힘없이 툭 떨어진다

“어깨 힘줄이 끊어져 염증이 심합니다”

그동안 내 팔을 자유롭게 했던 것이 힘줄임을 몰랐다

 

밤마다 통증으로 알약을 삼켜야만 잠이 든다

엄마 떠난 그때도 그랬다

힘없고 아파서 긴 시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엄마가 내 영혼의 힘줄이었다

 

의사는 주변 근육을 키워서 힘줄처럼 써야 한다며 운동법을 알려준다

“살살 달래가며 해야 합니다

때로는 악하고 비명소리가 날만큼 아파도 포기하면 안됩니다”

 

몸도 마음도 끊어진 힘줄들 때문에 살맛을 잃었다

주변인 같은 당신이라도 살살 달래가며

내 힘줄이 되는 그날까지

 

 

 

 

 

문숙 2000자유문학등단. 시집 단추』 『기울어짐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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