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리와의 전쟁 하루가 멀다하고 음식 찌꺼기를 버리는데도 초파리는 어느새 식구를 불린다 스프레이를 뿌리고 전자 파리채를 휘둘러 따다닥 따다닥 불꽃놀이를 하는데도, 어떻게 부화하는지 알 길이 없다 죽은깨 같이 작은놈이 눈 코 입이 다 달린 모양이다 날개가 있으니 가벼이 난다 밤이 되면 쓰레기통을 흔들어도 가만히 있다 어두움까지도 알고 있는 게다 고 작은 것이 입 닿은 컵 언저리를 귀신같이 알고 붙는다 귀신이 고렇게 작을려고, 아니다 귀신은 초파리보다 작아 보이지도 않지만 인간의 마음속엔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아무도 본 사람이 없기에 더 무섭다 그는 善했다가 惡했다가 변덕을 부린다 그는 패스포트도 없이 우리의 마음속을 넘나들기도 한다 몸 가벼이. 장의순 | 2002년 『문학시대』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