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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문파문학 2020 여름호 시마당] 김종희 - 이제야 알았네

이제야 알았네 내가 왜 주저도 겁도 없이 영원히 살고 싶다고 말했는지 이제야 알았네 생명의 주체인 나, 보이지 않는 나는 본래 죽기를 싫어하고 끝없이 살려고만 하고 살기만을 바라는 영원히 죽을 수 없는 우주가 멸한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영원의 실재가 한 말임을 몸은 잠깐이나 마음은 광대 하네 김종희 |1982년 『시문학』 등단. 시집 『이 세상 끝날까지』 『S부인은 넘어지다』 『나는 너무 멀리 있다』 등. 시문학상, 크리스쳔문학상, 영랑문학대상 수상.

[계간 문파문학 2020 여름호 시마당] 가영심 - 마음의 그늘

마음의 그늘 햇빛의 허기마저 깊어지면 내 마음의 그늘도 더욱 서늘해진다 저무는 시간은 낯선 풍경들을 지워갈 뿐 누군가 낮은 발자국소리 이끌고 사라지는 골목길 저마다 올려보는 소망의 기도에도 삶의 아픈 흔적은 도처에 얼룩져 있다 눈먼 바람마저 제 울음 따라 갈 길을 나선다 이제 우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할 때 온종일 앓아가던 그리움으로 들끓던 내 마음마저 서늘해진다. 가영심(賈永心)|1975년 월간『시문학』등단. 시집『저녁향기』『마음의 날개』. 시선집『거울 속 불꽃놀이』외 7권. PEN문학상, 한국현대시인상, 한국문협작가상, 한국문학예술상 등 수상. (현)국제펜한국본부 이사, 한국문협 자문위원, 한국현대시협 지도위원.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현대작가연대 지도위원.

[계간 문파문학 2020 봄호 수필마당] 박현섭-이사 가는 날

이사 가는 날 본디 지닌 모든 것에서 쓸데없는 군더더기가 많다. 뚝 떼놓고 싶은 것 중 계절의 변화에 민망하리 만치 민감하다. 추위에 약하고 더위에 기진맥진하는 저질 체력 탓으로 다른 사람들은 별 탈 없이 잘 지나가는 여름 한 귀퉁이가 늘 허물어진다. 자물쇠를 닫아거는 현관 앞 현기증에 더위 탓이라고 억지 핑계를 대는데 책방인데 시집 한 권 보내겠다는 막내딸 문자다. 목젖에 차오르는 낌새를 용케 잘 알아채는 막내딸 덕분에 왈칵 솟구치는 눈물이 결국 계단을 헛잡게 한다. 며칠, 다스려지지 않던 속내가 비정할 만큼 어쩔 수 없이 모질어졌다. 오뉴월 땡볕임에도 가슴속은 서걱거린다. 사회이건 가정이건 무슨 일에서나 중심은 있게 마련이다. 그렇게 집단의 형평을 이루게 된다. 가족 구성원 중 맏이가 중심이라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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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문파』는 2017년 가을 통권 45호를 기점으로 혁신호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좋은 문학 예술 작품과 문학인을 모시기 위해 노력하며 읽고 싶은 문학지, 쓰고 싶은 문학지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정기구독 안내 ] 1년 45,000원 | 2년 90,000원 | 3년 130,000원 평생 구독 2,000,000원 계간 『문파』는 가까운 지인 문학인들께 선물하기 좋은 문학지입니다. [ 후원 안내 ] 1구좌 5만원의 행복! 문학을 사랑하는 여러분의 적은 후원은 계간 문파의 제작 발간을 위해 쓰입니다. 하나은행 107-890839-05207 예금주 : 지연희 정기구독 및 후원 문의 TEL 010-6636-9466 (사무차장 김안나)

문파문학

문파문학은 문학의 향기를 음률에 담아 널리 펼치다라는 의미를 지향하여 동인문학지 작품 발표와 음악과 무용, 미술 연극 등의 공연예술 전반을 접목하는 작업을 시도하려 합니다. 서서히, 그리고 차분하게 계획하고 실천하여 튼실한 문학 인구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미션 문파, 문학의 향기 음률에 담아 독자와 아름다운 만남을 꾀한다. 독자와 작가가 한 공간에 서서 문화예술의 다양한 장르와 하나가 된다. 비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알찬 문학지로 성장할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문학사에 영원한 족적을 남길 훌륭한 순수 문학지로 남을 것이며 발행 부수 최고의 문파문학지로 남는다. 우리의 나아갈 길 우리는 좋은 글을 쓴다. 영혼을 담은 삶, 진실을 추구하는 정신으로 파릇한 돋음, 새 생명의 순수한 빛으로 ..

[계간 문파문학 2020 봄호] 송진권 시인의 [물속의 결혼식] 시 낭송

2020 계간 [문파] 봄호 [EDITOR's PICK] 코너에 실린 송진권의 [물속의 결혼식] 시를 저자의 음성으로 들어 보세요. 물속의 결혼식 송진권 물속에서의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모두들 분주하다 색색 물들인 피륙을 실은 해마들과 떠돌이 방물장수들이 무시로 드나들었다 청첩을 들고 몇몇은 일각 고래를 타고 떠나거나 병에 편지를 담아 빙산 위의 은자에게 보내기도 하였다 해저동굴에서 가져왔다는 큼직한 진주 알이 가짜로 드러났지만 아무도 별로 신경 쓰진 않았다 신부의 어머니는 시종일관 울었으나 아버지는 담담하였다 신부는 뭐가 좋은지 깔깔대며 새우 더듬이나 쥐어뜯었고 철부지 신랑은 복어를 걷어차며 친구들과 놀았다 성장을 한 들러리들은 모두 육지에서 온 빈 소라고둥 속에서 쏟아져 나왔다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축포..

시 낭송 2020.05.27

[계간 문파문학 2019 겨울호] 안태운 시인의 [산책했죠] 시 낭송

계간 [문파] 겨울호의 [EDITOR'S PICK] 코너에 실린 안태운님의 [산책했죠]의 시낭송을 봅니다. 시낭송은 시인 김태실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산책했죠 안태운 산책했죠. 우산을 사러 가야지, 생각하면서. 비가 오고 있었으니까. 밖으로 나가니 그러므로 이제 필요해진 우산을 사야 할 거라면서, 나 는 산책했죠. 그렇게 우산 가게로 향했습니다. 비는 내리고 있었고 하 지만 가게에는 마음에 드는 우산이 없었어요. 아무리 봐도 우산 같지 않았어요. 잠깐 우산 같은 게 무엇인지 골몰했지만 그랬음에도 어쩔 수 없었으므로 나는 가게를 나섰습니다. 우산 같은 건 무엇인가, 생각하면 서. 할 수 없이 더 먼 곳에 있는 우산 가게로 향했어요. 우산 같은 건 무 엇인지, 비는 내렸고 가게로 걸어가는 사이 비가 그칠까 ..

시 낭송 2020.05.27

[계간 문파문학 2019 가을호] 페르난두 페소아 시인의 [포르투갈의 바다] 시 낭송

계간 [문파] 가을호의 [EDITOR'S PICK] 코너에 실린 페르난두 페소아의 [포르투갈의 바다] 시의 낭송을 들어 봅니다. 포르투갈의 바다 페르난두 페소아 오, 짜디짠 바다여, 너의 그 소금 가운데 얼마가 포르투갈의 눈물이더냐! 우리가 너를 건너느라, 얼마나 많은 어미들이 울었더냐, 얼마나 많은 자식들이 부질없는 기도를 올렸더냐! 얼마나 많은 신부들이 낭군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더냐! 네가 우리의 것이 되기까지, 오, 바다여! 가치가 있었더냐? 모든 것은 가치가 있을 터인데 그 영혼이 작지 않다면. 보자도르곶을 넘어서려는 자 고통을 넘어서야 할지니… 신은 바다에 위험과 심연을 주었으나, 그 바다에 하늘을 투영케 하였으니. Mar Português Fernando Pessoa Ó mar salgado,..

시 낭송 2020.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