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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2021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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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문파문학 2021 봄호 기획특집] 전준엽 - 예술의 동력은 서정이다 예술의 동력은 서정이다 - 그림 속의 시, 시 속의 그림 역사는 말한다. ‘이념이 번성하는 시대의 예술은 피폐하다’고. 파시즘과 나치즘, 마르크시즘 광풍이 둥지를 틀었던 20세기 유럽과 아시아 일부지역에서 예술은 이념의 나팔수였다. 이런 시대는 예술가에게 투사적 삶을 요구한다. 그러나 예술가는 투사가 아니다. 투사는 이념을 먹고 살지만, 예술가의 양식은 서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세기 우리는 이념의 이름으로 예술의 본 모습을 왜곡시켜 왔다. 그런 시절을 견뎌야 했던 윤동주는 지사적 삶을 실천하지 못하는 자신이 밉다고 노래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살고 싶었던 그는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여린 감성의 시인이었지만 오늘의 한국은 그를 ‘민족시인’으로 못 박아버렸다. 이념 전쟁으로 황막했던 ..
[계간 문파문학 2021 봄호 기획특집] 유종인 - 두 자화상 속에 드리워진 황홀경의 자아 혹은 무아 두 자화상 속에 드리워진 황홀경의 자아 혹은 무아 창밖에 바람이 분다. 한때 탐라(耽羅)에 내려와 창밖 멀리 섬을 스치는 바람을 본 적도 있다. 오늘의 나와 그날의 나는 어느 것이 더 윗길인가. 그런 것이 있기나 한가. 창밖의 바람은 그 자신이 바람이라는 것을 알고 불까. 또 바람이 의식하는 ‘자신’이라는 것은 또 무언가. 그리고 자신이 겨울 속에서 불어서 겨울바람이라고 알고 작정하고 강퍅하고 춥고 거칠게 부는 것일까. 이내 기나긴 겨울이 가고 나면 그 바람 자신은 그만치 매몰차게 불었으니 자신에게 온정도 있고 따스한 정감도 있음을 깨닫고 그 생각을 고쳐먹을 수 있을까. 만물을 움츠리게만 하지 않고 소생시키는 힘이 있다는 것을 따스한 봄바람으로 의도하고 불기도 할까. 그러나 모든 현상의 배후엔 자연自然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