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366)
문파 2022년 봄호 계간 문파는 계간으로 발행하는 문예지다. ‘참신한 문학인의 걸음’을 올곧은 푯대로 삼고 10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 문파문학인회에서 발행하고 있으며 역량있는 작가들의 작품 발표 공간을 마련하고 음악, 무용, 미술 등 예술 전반을 문학과 접목하고자 한다. 이번 2022년 봄호에는 이달의 초대 시인에 ‘안도현’ 시인을 모시고 신작시 및 대표시, 작품론과 인터뷰를 담았다. 여성작가 재조명 코너에서 서정자 작가가 선택한 두 번째 작가는 「젊은 느티나무」의 강신재 작가로 강신재 작가가 걸어온 작가로서의 궤적과 작품의 깊이있는 탐색을 기대해도 좋다. ‘작가가 좋아하는 작가’에선 이상문 소설가가 故박완서 작가님에 대해 집필해 주셨다. 작가가 박완서 작가의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를 읽게된 배경과 삶의 의지처가 되..
문파 2021년 겨울호 도서명 : 문파문학 62호 (2021 겨울) 저자 : 문파문인협회 편집부 정가 : 15,000원 출판사명 : 문파문학사 출간일자 : 2021-12-01 페이지 : 196쪽 ISSN : 1976-1864 주제별 분류 : 국내도서>잡지>문학/교양>문예지 [ 책 소 개 ] 『문파』는 문학의 향기를 음률에 담아 계간으로 발행하는 문예지이다. ‘참신한 문학인의 걸음’을 올곧은 푯대로 삼고 11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이번 호에는 새로 편성된 ‘여성 작가 재조명’의 첫 번째로 한국 근현대문학의 문을 연 ‘박화성’ 소설가에 대해 서정자 선생님이 조명해 주셨다. 그간 백선욱 작가가 맡아온 ‘작가가 읽는 사진 한 장’ 코너는 사진 대신 박새로미 화가의 일러스트와 이혜미 시인의 글로 새롭게 선보인다. 지면의 제목 ..
[계간 문파문학 2021 가을호 수필마당] 심웅석-차의 정서 차(茶)의 정서 저녁 시간에는 아내와 함께 거실 의자에 앉아 TV에서 나오는 트로트를 본다. 아홉시 좀 넘으면 한 문우님이 전해주신 차를 마시는데 그 녹차, 꽃차에서 향이 나는 것을 처음 느껴본다. 전에는 향이 난다는 말만 들었지 밍밍할 뿐이었는데, 이 차는 잘 만든 고급품인가 보다. 저녁이라 커피는 피하고(녹차에도 소량의 카페인 있음), 때에 따라 생강차 대추차 레몬차 등도 마신다. 우리 정서에 맞는 트로트 노래를 들으며 차를 마시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행복한 시간을 살고 있다는 감정에 젖어 든다. 젊은 시절에는 이런 시간이 없었다. 대개는 밖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술 마시는 일상이었고, 떠들썩한 모임에 여유 없는 인생은 술과 함께 비틀거리며 세월가는 줄 모르고 살아왔다. 이제 나이 들어 생활이 바..
[계간 문파문학 2021 가을호 수필마당] 박현섭-가을, 그리고 소리들 가을, 그리고 소리들 창틀에 매달린 귀뚜라미 소리 정겨운 백로다. 어김없이 순환하는 계절의 한 모퉁이, 저녁 안개처럼 슬그머니 가을 자락이 내려앉는다. 가을은 기억 저편으로 잊혀져간 소리들을 더 잘 기억해 내는 것 같다. 긴 가닥 거미줄처럼 오래 전 추억의 소리를 올올이 잡아 당겨준다. 세상에 존재하는 갖가지의 소리, 그중에 더욱 도드라지는 건 예전 어머니 다듬잇방망이 소리다. 어머니는 손부리가 야무진 분이었다. 가을걷이를 서두르는 아버지를 거드는 한편, 겨울 채비를 서둘러야 하는 잡다한 집안일들이 어머니 동동걸음을 잡아당기던 시절이었다. 바느질 솜씨 좋은 어머니가 지낸 섣달은 더욱더 바빴다. 잿물에 하얗게 바래진 광목 이불 홑청을 두드리던 방망이 소리에 기억이 먼발치에 서있다. 고만고만한 형제들이 한 ..
[계간 문파문학 2021 가을호 수필마당] 김민정-천국의 계단 천국의 계단 코로나의 기나긴 터널은 새봄을 보내고 부드럽게 살갗을 애무하는 초여름의 기분 좋은 설렘도 없이 조심스럽게 지나는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 1차 백신 예방 접종을 하고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 안면도 해안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리움을 찾아 떠나 온 곳, 하얀 파도가 하얗게 웃으며 달려든다. 광활한 물결을 바라보며 말 그대로 가만히 멍을 때린다. 해안을 따라 형성된 넓은 백사장에는 캠핑과 차박을 즐기는 사람들이 물멍을 만끽하고 있다. 카페 앞마당에는 50m 길이의 ‘천국의 계단’ 이 설치되어 있어 포토존을 이루었다. 계단 아래에 삼각대를 놓고 사진을 찍으면 마치 하늘로 이어진 계단과 같은 사진이 연출된다. 실사판으로 최고의 인생 샷을 건지려는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하나같이 ..
[계간 문파문학 2021 가을호 수필마당] 손경호-부적응 부적응(不適應) ‘방콕’을 지겨워하면서도, 나들이에 선뜻 동의하지 않고 못 이긴 척 이끌려 도착한 데는 서해의 대부도였다. 하지 햇살이 여름을 맛보이기라도 하듯 따가운 날 가족 소풍이다. 이끌리어 온 중년(유엔은 66~79세의 사람을 중년이라 한다)의 남정네는 출발 때 망설이더니 바다 앞에 서서는 웃는다. 갈매기 날고, 누구든지 넉넉하게 품어 주는 바다의 멋을 상상하지 못했던가 보다. 낮의 성찬 뒤에는 나른한 시간이 따라온다. 적당한 그늘의 앉을 자리만 있어도 오수(午睡)가 제격이다. 앞장선 일행이 청년이다 보니 중년의 사정을 알아줄 리 없다. 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일은 이미 작정했던 패키지였던 모양이다. 중년 걸음으로 앞선 청년을 따라 걷기는 버겁다. 걷는 길이 그냥 길이 아니라 돌부리가 뾰족뾰족 ..
[계간 문파문학 2021 가을호 수필마당] 김선화-황톳길 잔영 2 황톳길 잔영(潺影) 2 큰일 날 일이다. 여학생이 혼자 길을 가다가 괴한을 만난다면 그 자체로 공포다. 요즘 같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기 전에 학교에서부터 보안요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아이들 스스로도 미리 교육을 받아 방어력을 기른다든가 묘책을 강구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이 자랄 때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그저 쉬~쉬하며 키웠다. 자라면서 도움 될 만한 이야기도 애들은 들을 것 아니라는 윽박지름으로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돌려놓곤 하였다. 그러니 성교육이니 자기방어니 하는 말을 아예 알지 못하고 기껏 괴한이 나타나면 보리밭의 문둥이로나 몰아붙여 갔다. 그것부터가 우매한 가르침이었다. 아무리 콩을 팥이라고 들어도 스스로 깨우쳐 진실을 알아차릴 법하지만, 낯선 사람으로부터 자기를 지키는 방법은 재빠르게 도망..
[계간 문파문학 2021 가을호 시마당] 여한솔-돌과 해부학 돌과 해부학 어깨가 아파 병원에 갔다. 의사는 적외선을 가져다 대고 잠을 자게 했다. 치료실 커튼 뒤로 굽은 뼈들이 잠을 자고 있다. 몸에서 흘러나온 생각이 몸의 중심을 뚫고 지나간다. 불어난 강줄기 몸은 어딘가로 간다. 병원이나 채광 아니면 차례를 기다리면서 줄 맨 끝에 도착한다. 작고 단단한 정을 들어 이마를 친다. 한 번씩 얼음처럼 부서지는 꿈을 꾼다. 공사장의 소음 벽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등 뒤에 있는 것 같다. 빗장 부수고 마음이 울린다. 건물 벽이 무너지고 있다. 구부러진 쇠 마지막 까만 골조를 상상한다. 돌가루가 가득한 바닥을 보면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니고 폐허를 갖게 되었다. 마른 숲을 갖게 되었다. 조각품을 보고 싶다. 복숭아뼈를 만졌다. 마지막 여백이 아픈 어깨처럼 휘고 있다. 나는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