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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2020년 겨울호

[계간 문파문학 2020 겨울호 시마당] 신새벽 - 파도는 연습이 없이 밀려온다

파도는 연습이 없이 밀려온다

 

 

우리의 연애는 솟구치는 분수 같았지

 

아무런 고백도 들은 적 없지만

깊고 아주 깊은 곳 슬픈 파랑을 끌어와

커다랗게 몸을 뒤집으며 소리 지르지

 

사랑의 뒤편도 멀쩡하기를 바라는 바보는 아마도 나뿐인 듯 해

 

점점 불시착하는 너의 감정을 난 절반으로 나누고

위험하지 않은 번역으로

난파 되어 밀려드는 조각들을

끌어안고 맞추고...

 

먼 곳 수평선은 멀쩡히 그곳에서 우두커니 지켜보고만 있어

우리의 가장자리는 늘 안부를 모른체

서두르고 출렁이지

 

고요를 훔치지 않은 건 연습이 부족해서 일지도 몰라

바람의 행적은 누구라야 볼 수 있는 건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는 아픔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너에게서 멀어지는 연습이 될까

 

그저 바라보고 서서 침묵으로 견뎌야 하는

같은 모습 같지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얼룩으로 물들어가는 젖은 모래

 

 

 

 

 

신새벽 | 2017년 『월간문학』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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