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는 연습이 없이 밀려온다
우리의 연애는 솟구치는 분수 같았지
아무런 고백도 들은 적 없지만
깊고 아주 깊은 곳 슬픈 파랑을 끌어와
커다랗게 몸을 뒤집으며 소리 지르지
사랑의 뒤편도 멀쩡하기를 바라는 바보는 아마도 나뿐인 듯 해
점점 불시착하는 너의 감정을 난 절반으로 나누고
위험하지 않은 번역으로
난파 되어 밀려드는 조각들을
끌어안고 맞추고...
먼 곳 수평선은 멀쩡히 그곳에서 우두커니 지켜보고만 있어
우리의 가장자리는 늘 안부를 모른체
서두르고 출렁이지
고요를 훔치지 않은 건 연습이 부족해서 일지도 몰라
바람의 행적은 누구라야 볼 수 있는 건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는 아픔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너에게서 멀어지는 연습이 될까
그저 바라보고 서서 침묵으로 견뎌야 하는
같은 모습 같지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널
난
얼룩으로 물들어가는 젖은 모래
신새벽 | 2017년 『월간문학』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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