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은빛으로 쏟아지는 눈썹달이
그림자를 흘리며 걸어가는 실개천에
하늘거리는 너는
헤어지던 날 그녀의 손 짓
노을에 담긴 이별이
벌겋게 젖은 목젖으로 넘어 갈 때
두어 번의 손짓을 빌려주듯 울고 간
너는 그렇게 빼닮았다
시간을 털고
갈바람에 실려 떠나던 날
또 돌아보며 멀어지던 샛강에서
다시 온다 약속 하던 하얀 인사
네가 돌아와
늙은 햇살에 기대 날 기다리는 날
그 진주 빛 만남을 나는 기대한다
하이얀 머리칼로 보다 더 가여운 너를
나는, 그렇게 또 온통 사랑하리라
김장호 |2018년 계간 『문파』등단. 시집 『묵은지와 겉절이』외 2권. 한국 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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