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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2020년 겨울호

[계간 문파문학 2020 겨울호 시마당] 김장호 - 갈대

갈대

 

 

은빛으로 쏟아지는 눈썹달이

그림자를 흘리며 걸어가는 실개천에

하늘거리는 너는

헤어지던 날 그녀의 손 짓

 

노을에 담긴 이별이

벌겋게 젖은 목젖으로 넘어 갈 때

두어 번의 손짓을 빌려주듯 울고 간

너는 그렇게 빼닮았다

 

시간을 털고

갈바람에 실려 떠나던 날

또 돌아보며 멀어지던 샛강에서

다시 온다 약속 하던 하얀 인사

 

네가 돌아와

늙은 햇살에 기대 날 기다리는 날

그 진주 빛 만남을 나는 기대한다

하이얀 머리칼로 보다 더 가여운 너를

나는, 그렇게 또 온통 사랑하리라

 

 

 

 

김장호 |2018년 계간 『문파』등단. 시집 『묵은지와 겉절이』외 2권. 한국 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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