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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2021년 가을호

[계간 문파문학 2021 가을호 시마당] 윤문순-잃어버리다

잃어버리다

 


거미줄 같은 선들이 눈에 거슬린다
언제부터인가 나의 생활이 잠식당하고 있다


나무를 타고 오른 칡넝쿨 나무는 죽어가고
보이지 않는 선을 타고 흐르는 말들


장맛비처럼 쏟아지는 거짓된 정보들
나의 일상을 점유하고
판단되지 않는 모순들이 사고를 정지시킨다


화려하게 꾸며진 속삭임
눈먼 사람들의 어리석음에 기대어 빠르게 파고들고 순간,
그들의 광대가 되었다


나무의 뿌리를 찾아 뒤엉킨 칡넝쿨을 걷어낸다
옥석을 가리듯,


나무도 나도 숨을 쉰다

 

 

 


윤문순 | 2020년 계간 『문파』 등단. 시계 문학회 사무국장, 문파 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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