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도살장 끌려가듯
하늘은 구름을 잔득 안고 울기 직전
길은 휴가 떠나는 차들로 막히고 도착한 병원 주차장은 만차
소 도살장 끌려가듯 약속된 시간의 고삐가 나를
투석실로 끌고 가니 도살장 책임자 칼 대신
굵은 주사바늘 들고 나를 반긴다
팔을 걷어 지렁이 붙은 듯한 혈관 내어놓고 눈을 감는다
호박에 침놓듯 푹 들어오는 바늘의 전율 온몸이
통증10의 수치에 오른다
살기 위해 살아내기 위해
내일을 기약하는 오늘
* 통증10 : 의학적으로 최고의 통증을 말한다
서선아 |2007년 계간 『문파』 등단. 시집 「4시30분」 「괜찮으셔요」. 한국문인협회 회원. 문파문학회 회원. 문파문학상, 동남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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