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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2020년 여름호

[계간 문파문학 2020 여름호 시마당] 장선희 - 공황

공황

 

 

일순간,

길가에 떨어진 핸드백 속

흐트러진 물건들 온갖 가시들이

왼쪽 심장을 헤집고 들어와

아우성치며 숨통을 조여 맨다

봄날의 벚꽃나무 떨어져 나간 꽃잎처럼

점점 혼미해지는

표류의 길에 오른다

별을 응시하다 세상으로부터 밀려나는

배 한 척 뒤척인다

아뜩한 무의식 속,

암흑의 세상에 갇힌 나를 깨우는

차가운 시선들

망각에 찢겨져 나간

순간과 기억들

찢긴 페이지 한 부분

더듬더듬 꺼내고 있다

 

 

 

 

 

장선희 | 2015년 계간 『문파』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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