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
일순간,
길가에 떨어진 핸드백 속
흐트러진 물건들 온갖 가시들이
왼쪽 심장을 헤집고 들어와
아우성치며 숨통을 조여 맨다
봄날의 벚꽃나무 떨어져 나간 꽃잎처럼
점점 혼미해지는
표류의 길에 오른다
별을 응시하다 세상으로부터 밀려나는
배 한 척 뒤척인다
아뜩한 무의식 속,
암흑의 세상에 갇힌 나를 깨우는
차가운 시선들
망각에 찢겨져 나간
순간과 기억들
찢긴 페이지 한 부분
더듬더듬 꺼내고 있다
장선희 | 2015년 계간 『문파』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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