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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2020년 봄호

[계간 문파문학 2020 봄호 시마당] 김명리-과녁

과녁

 

 

눈 펑펑 내리는 날

겨울 골짜기의 나무들은 이름이 없다

이름을 벗는다

 

환원이어도 좋고 표백이어도 좋다

수렴이면 어떠리

 

눈뭉치들이 바람개비처럼 돈다

 

뭉개진 과녁이

금세 또 생겨나는 소리

눈물이 눈물 위로 얼어붙는 소리

 

동서남북 팽팽한 저 격발의 힘

조각자나무의 가시마다 또렷이 얹힌다

 

 

 

김명리 1984현대문학등단. 시집물 속의 아틀라스」「물보다 낮은 집」「적멸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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