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녁
눈 펑펑 내리는 날
겨울 골짜기의 나무들은 이름이 없다
이름을 벗는다
환원이어도 좋고 표백이어도 좋다
수렴이면 어떠리
눈뭉치들이 바람개비처럼 돈다
뭉개진 과녁이
금세 또 생겨나는 소리
눈물이 눈물 위로 얼어붙는 소리
동서남북 팽팽한 저 격발의 힘
조각자나무의 가시마다 또렷이 얹힌다
김명리 | 1984년『현대문학』등단. 시집「물 속의 아틀라스」「물보다 낮은 집」「적멸의 즐거움」등.
반응형
'시마당 > 2020년 봄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간 문파문학 2020 봄호 시마당] 장순금-회전목마 (0) | 2020.04.24 |
---|---|
[계간 문파문학 2020 봄호 시마당] 차옥혜-장미의 가시 (0) | 2020.04.24 |
[계간 문파문학 2020 봄호 시마당] 김수자-거울 앞에서 (0) | 2020.04.24 |
[계간 문파문학 2020 봄호 시마당] 이영춘-겨울새들의 편지 (0) | 2020.04.24 |
[계간 문파문학 2020 봄호 시마당] 조창환-쥐를 물고 가는 뱀 (0) | 2020.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