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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2020년 봄호

[계간 문파문학 2020 봄호 시마당] 차옥혜-장미의 가시

장미의 가시

 

 

장미를

그냥 그렇게 반짝이게 하여라

그냥 그대로

바람에 흔들리게 두어라

 

장미가 어여쁘다고

장미를 꺾는 순간

가시에 찔린 그 사람

장미가 불온하다고

장미를 뿌리 채 뽑아

불 지른다

 

장미의 가시는

장미의 자존심, 방패, 지킴이

정당방위

장미는 자신을 받쳐 주는

땅에게 감사하며

자신과 보이는 모두를 사랑했을 뿐

오직 제 존재만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했을 뿐

 

 

 

차옥혜 |1984년『한국문학』등단. 시집「깊고 먼 그 이름」「숲 거울」「씨앗의 노래」등.

경희문학상, 경기PEN문학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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