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목마
낡은 말들이 할아버지의 바닥을 떠받치는 가족이다
한낮엔 꿈꾸는 아이들을 구름위에 앉히고
달빛 기우는 저녁은
한 시절 발굽 실족한 기슭이 깊어
혼자 눈 뜨는 미명, 머리 위로 무수히 낙엽이 떨어졌다
이탈한 중심이 어린 새떼들 날려 보냈고
허공에 날개 돋은 청맹과니, 뼈만 남은 목마에 앉았다
순환선 천리를 달려도 어제와 시간은 좁혀지지 않아
중력을 잃은 궤도는
매일 밤 불안에게 등불을 켜준다
꽃은 피고 아이들 노래 소리 하늘 오르내리고
목마도 언젠가는 갈퀴 휘날리며 하늘 달릴 거라
거리에서 음악소리 크게 아이들을 부른다
장순금 |1985년『심상』등단. 시집「햇빛비타민」「골방은 하늘과 가깝다」등. 동국문학상, 한국시문학상 수상. 경기문화재단 우수작가 지원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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