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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2020년 봄호

[계간 문파문학 2020 봄호 시마당] 장순금-회전목마

회전목마

 

 

낡은 말들이 할아버지의 바닥을 떠받치는 가족이다

 

한낮엔 꿈꾸는 아이들을 구름위에 앉히고

달빛 기우는 저녁은

한 시절 발굽 실족한 기슭이 깊어

 

혼자 눈 뜨는 미명, 머리 위로 무수히 낙엽이 떨어졌다

 

이탈한 중심이 어린 새떼들 날려 보냈고

허공에 날개 돋은 청맹과니, 뼈만 남은 목마에 앉았다

 

순환선 천리를 달려도 어제와 시간은 좁혀지지 않아

중력을 잃은 궤도는

매일 밤 불안에게 등불을 켜준다

 

꽃은 피고 아이들 노래 소리 하늘 오르내리고

목마도 언젠가는 갈퀴 휘날리며 하늘 달릴 거라

거리에서 음악소리 크게 아이들을 부른다

 

 

 

장순금 1985심상등단. 시집햇빛비타민」「골방은 하늘과 가깝다. 동국문학상, 한국시문학상 수상. 경기문화재단 우수작가 지원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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