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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당/2020년 봄호

[계간 문파문학 2020 봄호 시마당] 홍금자-시인의 설계도

시인의 설계도

 

 

눈을 뜬다

여린 바람 한 줄기에도

계절의 그림자 밀어두던

젊은 날 근육질의 시간들

 

이제

햇살 좋은 날에도

자꾸만 오래된 이름들과

돌아갈 수 없는 날들

가뭇거리는 기억들

 

생살처럼

외롬 타는 문장은

운명처럼 썼다 지웠다

다시 노을로 물드는 그림 한 장

 

시집 빼곡한 서점 앞에서

펼쳐 보이는

시인의 설계도.

 

 

 

홍금자 |1987년『예술계』등단. 시집 「그리움의 나무로」「유년의 우물」

「외줄타는 어름사니」등. 윤동주 문학상, PEN문학상, 월간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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